건강검진 결과지를 보면 크레아티닌과 eGFR이라는 낯선 항목이 있습니다.
크레아티닌이 조금 높거나 eGFR이 낮게 표시되면 곧바로 ‘신장이 나빠진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신장 기능은 숫자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크레아티닌과 eGFR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이전 검사 결과와 소변검사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크레아티닌은 무엇일까
크레아티닌은 우리 몸의 근육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입니다.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한 뒤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신장의 여과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속 크레아티닌 농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을 살펴보는 기본적인 혈액검사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크레아티닌은 신장 기능만의 영향을 받는 수치는 아닙니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수치가 다를 수 있고 최근의 강도 높은 운동이나 많은 양의 익힌 고기 섭취, 크레아틴 보충제, 일부 약물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크레아티닌 수치 하나만 보고 신장이 정상인지 나쁜지를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 eGFR은 무엇일까
eGFR은 ‘추정 사구체여과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신장이 혈액을 얼마나 잘 걸러내고 있는지를 추정한 값입니다.
실제 사구체여과율을 직접 측정한 숫자가 아니라 혈액의 크레아티닌과 연령 등의 정보를 이용해 계산합니다.
그래서 이름에도 ‘추정’을 뜻하는 estimated가 붙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의 크레아티닌은 올라가고 eGFR은 낮아지는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eGFR도 정확한 신장 기능 그 자체를 직접 측정한 값은 아닙니다.
따라서 숫자의 작은 차이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전체 검사 결과와 이전 수치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크레아티닌보다 eGFR을 함께 보는 이유
같은 크레아티닌 수치라도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습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량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크레아티닌 수치만 보는 것보다 이를 이용해 계산한 eGFR을 함께 살펴봅니다.
건강검진 결과표에도 크레아티닌과 eGFR이 함께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근육량이 매우 많거나 적은 사람처럼 크레아티닌을 이용한 eGFR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도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의료진이 시스타틴 C 같은 다른 검사를 함께 이용해 신장 기능을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4. eGFR이 60 아래면 바로 만성콩팥병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건강검진에서 eGFR이 한 번 낮게 나왔다고 곧바로 만성콩팥병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만성콩팥병은 이름 그대로 신장의 구조나 기능 이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eGFR이 60mL/min/1.73㎡ 미만으로 감소했거나 다른 신장 손상의 증거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지를 확인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처음 eGFR 감소가 발견됐다면 이전 검사 결과와 비교하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재검사나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검사 한 번의 숫자보다 ‘이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eGFR이 60 이상이면 신장은 완전히 정상일까
이 역시 숫자 하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eGFR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더라도 소변에서 알부민이 비정상적으로 검출되는 등 신장 손상을 시사하는 다른 소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 건강을 확인할 때는 혈액검사만 보지 말고 소변검사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신장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질환이 있다면 소변 알부민 검사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6. 소변 알부민 검사도 확인하세요
알부민은 혈액 속에 있는 단백질입니다.
건강한 신장은 대부분의 알부민이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유지합니다.
하지만 신장의 여과 장벽에 손상이 생기면 알부민이 소변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검사가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비, 즉 UACR입니다.
따라서 신장 상태를 평가할 때는
혈액의 eGFR + 소변의 알부민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검진에서 단백뇨가 확인됐거나 당뇨병·고혈압 등이 있다면 추가적인 소변 알부민 검사가 필요한지 의료진과 상담할 수 있습니다.
7. 지난해 건강검진 결과를 꺼내보세요
이번 건강검진에서 크레아티닌이나 eGFR에 이상 표시가 있다면 지난해 결과지를 함께 확인해 보세요.
예를 들어 한 번의 검사에서 eGFR이 낮게 나온 경우와 몇 년 동안 계속 감소하는 경우는 의미가 다를 수 있습니다.
확인할 항목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 지난해 크레아티닌
✓ 지난해 eGFR
✓ 올해 크레아티닌
✓ 올해 eGFR
✓ 소변 단백이나 알부민 검사 결과
숫자를 하나씩 떼어 보기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
이전 결과지를 가지고 진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8. 검사 전 운동이나 보충제도 영향을 줄까
크레아티닌은 신장 기능 이외의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강도 높은 운동을 했거나 근육량이 매우 많은 경우, 많은 양의 익힌 고기를 먹었거나 크레아틴 보충제를 복용한 경우에는 크레아티닌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부 약물도 크레아티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과가 예상과 다르다면 검사 전 생활과 복용 중인 약, 건강기능식품 등을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검사 전 임의로 처방약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복용 중인 약을 중단하거나 조절해야 하는지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9. 물을 많이 마시면 크레아티닌이 내려갈까
건강검진에서 크레아티닌이 높게 나오면 물을 많이 마시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신장질환을 치료하거나 eGFR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탈수 등 몸의 수분 상태가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지만 비정상적인 결과가 나왔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특히 심장이나 신장 질환 때문에 수분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10. 이런 경우에는 의료진과 결과를 확인하세요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건강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 eGFR이 낮게 나왔다.
✓ 크레아티닌이 이전보다 상승했다.
✓ 이전 검사에서도 비슷한 이상이 있었다.
✓ 소변 단백이나 알부민 이상이 함께 나타났다.
✓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다.
✓ 신장질환 가족력이 있다.
✓ 검사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빠지는 추세다.
한 번의 결과만으로 질환을 단정할 필요는 없지만 반복되는 이상을 계속 방치해서도 안 됩니다.
건강검진 결과는 이렇게 확인하세요
검사 결과다음으로 확인할 것
| 크레아티닌 상승 | eGFR과 이전 검사 결과 |
| eGFR 감소 | 이전 수치와 비교 및 재검 필요 여부 |
| 소변 단백 양성 | 소변 알부민 검사 등 추가 평가 |
| 반복되는 이상 |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변화인지 확인 |
| 당뇨·고혈압 | 정기적인 신장 기능과 소변검사 확인 |
핵심 정리
건강검진에서 크레아티닌이 높거나 eGFR이 낮게 나왔다고 곧바로 만성콩팥병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량과 운동, 식사, 일부 보충제나 약물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eGFR 역시 크레아티닌 등을 이용해 계산한 추정치입니다.
신장 건강을 확인할 때는
크레아티닌 → eGFR → 소변 알부민 → 이전 검사와 비교 → 지속 여부 확인
순서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eGFR 감소나 신장 손상을 시사하는 소견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지는 만성콩팥병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입니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이상 표시를 발견했다면 숫자 하나만 인터넷에서 검색하기보다 지난해 결과지를 함께 꺼내 비교해 보세요.
그리고 이상이 반복되거나 소변 단백·알부민 이상이 함께 있다면 의료진과 추가 평가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Chronic Kidney Disease Tests & Diagnosis
-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Identify & Evaluate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
-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Quick Reference on UACR & GFR
- National Kidney Foundation, Creatinine
- KDIGO 2024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Chronic Kidney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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