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일을 앞두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단순히 ‘예민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뇌와 장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소화기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복통을 모두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신경성 위염’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복통에는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1. 장과 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소화기관은 뇌와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기관이 아닙니다.
뇌와 장은 신경계와 여러 신호를 통해 양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이를 흔히 ‘장-뇌 축’ 또는 장-뇌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심박수와 호흡, 근육 긴장 등 여러 변화가 나타납니다. 장 역시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IDDK는 과민성장증후군과 같은 일부 소화기 질환을 장과 뇌의 상호작용 문제와 관련된 질환으로 설명합니다.
즉, 스트레스와 배의 불편함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단순한 기분 탓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2. 스트레스가 장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모든 복통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의 움직임이나 통증을 느끼는 과정 등에 영향을 주면서 기존 소화기 증상을 더 불편하게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ACG)는 과민성장증후군에서 정서적 스트레스가 복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IBS가 있는 사람은 장이 일반적인 자극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에 복통, 복부팽만,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이 더 두드러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성 복통과 과민성장증후군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배가 아프다고 해서 곧바로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IBS는 반복되는 복통과 함께 배변 습관의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설사, 변비 또는 두 가지가 번갈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다’는 한 가지 증상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배변과 복통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다른 질환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인터넷 정보만으로 자신의 복통을 IBS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반복된다면 상황을 기록해보세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배가 불편하다면 무조건 특정 음식을 끊기보다 먼저 증상의 패턴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내용을 간단히 기록할 수 있습니다.
- 복통이 나타난 시간
- 그날의 식사 내용과 식사시간
- 설사 또는 변비 여부
- 수면시간
- 카페인이나 술 섭취 여부
- 스트레스가 심했던 상황
- 증상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이런 기록은 음식 때문인지, 생활리듬과 관련이 있는지, 스트레스가 심한 날 반복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을 때 증상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5. 스트레스를 줄이면 복통도 사라질까요?
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모든 복통을 해결하는 치료법은 아닙니다.
장과 뇌의 상호작용이 관련된 소화기 증상에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증상 관리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적절한 신체활동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IBS 환자에게는 인지행동치료나 장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같은 접근법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명상이나 심호흡만 하면 복통이 치료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NCCIH 역시 이완요법을 기존 의료진료를 대신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복통은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지 마세요
복통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나타났다고 해서 항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거나 복통이 반복·악화된다면 의료진의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복통이 심하거나 계속 악화된다
- 혈변이나 검은색 변이 나타난다
-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가 있다
- 반복적인 구토가 있다
- 발열과 심한 복통이 함께 나타난다
- 밤에 잠에서 깰 정도로 증상이 반복된다
- 배변 습관이 갑자기 크게 달라졌다
갑작스럽고 매우 심한 복통이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기억할 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배가 아픈 현상은 단순한 ‘기분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뇌와 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트레스는 일부 사람에게서 장의 움직임이나 통증 인식 등에 영향을 주어 소화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복통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배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과민성장증후군인 것도 아닙니다.
증상이 가끔 나타나는 정도라면 식사·수면·스트레스 상황을 함께 살펴보고, 반복되거나 다른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참고자료
-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NIDDK), Irritable Bowel Syndrome
- NIDDK, Symptoms & Causes of Irritable Bowel Syndrome
- 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ACG), Irritable Bowel Syndrome
-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NCCIH), 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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